친구들 만나러 간 홍콩
Day 1
지난 번 여행 끝나고 남았던 홍콩달러를 모아서 옥토퍼스카드를 샀는데 버스 기다리는동안 어디다 흘렸나보다. 캐리어 끌어 올려놓고 카드 찍으려니까 없어서 엄청 속쓰려하면서 현금을 냈다. 아깝다 진짜. 호스텔에 체크인하고 바로 코즈웨이베이로 가서 S가 준 미션을 위해 애플스토어에 갔는데 다 팔렸다고 했다. 내일 다른 지점에 가는 걸로 하고. 타임스퀘어 앞에서 홍콩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 친구 Y를 만났다.
5년만에 만났는데도 어색함이 없었다. 그가 광동어로 시켜주는 국수와 반찬 그리고 음료수를 먹었다. 음식 사진 하나 없이 번체자만 가득한 메뉴를 보자마자 까막눈이 된 것 같았다. 중국어 할 줄 알고, 번체자도 아는데 말이다.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실 겸 요즘 핫 하다는 곳에 갔는데 그야말로 너무 핫해서 들어갈 곳이 한 곳도 없었다. Harbour에 있는 펍에 갔다. 바닷바람에 머리를 흩날리며 감자튀김에 맥주를 먹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앞으로의 대략적인 계획, 둘 다 알고 있는 친구들의 근황, 그의 연애, 나이를 먹을 수록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Y는 나더러 성격이 활발해졌다고 했는데, 나 원래 매우 활발한 사람이야, 그 때 내가 중국어를 못해서 그런거였어 얼마나 답답했는지 아니? 5년동안의 일을 다 얘기하기에 3시간은 너무 짧았다.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에서 E를 만났다. 퇴근하고 국경 넘느라 수고가 많다.
약 7개월만에 다시 온 호스텔이 너무 망가졌다. 조식이 형편 없어졌고, 여행사 단체 손님을 받는지 아주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이 호스텔 좋다고 친구들한테 많이 추천했었는데, 이젠 추천 못 하겠다. 8인실(벙커 침대 4개 + 화장실 2개), 홍콩 그 어느 비좁은 숙소보다 가성비 좋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주인도 아니지만 안타깝다.
Day 2
E와 같이 홍콩을 돌아다니다가 E의 스페니쉬 친구 M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M은 홍콩사람이랑 결혼했다. 국제커플로 사는 것, 중국에서의 사업, 맞벌이와 생활비, 미친 홍콩의 집 값과 물가, 국적이 다른 부모를 가져(탓+덕) 2-3개국어를 해야하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 등에 대해 얘기했다. 같이 6-7년을 살면서 영어로만 대화하고 서로의 언어는 아주 기초적인 것만 할 줄 안다고 했다. 서로 언어를 잘해야 마땅한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들 문제니 내가 따로 할 말은 없었다. 영어를 하면 중국어를 못해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구나! 어떤 나라에서 사업하려면 그 나라 말은 기본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Day 3
애플스토어에 가서 줄을 섰다. 7시인가 8시인가 아무튼 오픈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길게 늘어선 줄. 한 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직원이 나와서 오늘 물건 안 들어온다고 했다. 그래서 여행 시작. 하버에서 배타고 람마 섬(Lamma island)에 갔다. 무슨 페스티벌이 있는지 사람이 많았다. 배 조정 경기 같은거였는데, 구경하다 바다 수영하러 갔다. 갑자기 물에 들어가기 싫어서 짐 지키고 모래에 앉아서 책 읽었다. 수영하는 E 영상도 찍어줬다.
Day 4
홍콩가이와 연애중인 I, 이 커플이랑 섹오비치(Shek O Beach)에 갔다. 하늘이 꾸물꾸물, 비가 안 와서 다행이다. 어제 안한 바다 수영을 하고, 옥수수, 닭꼬치, 맥주도 먹었다. 정말이지 얘들은 한국인도 아닌데 서로 돈을 내겠다고 난리인지. 그래 니들이 내라ㅋㅋ I와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Day 5
나는 또 애플스토어에 가서 줄을 섰다. 한 시간 기다렸는데 오늘도 물건이 없다고, 야 니들 장사 안하냐? 결국 미션은 망했다. 한식 러버인 I를 위한 선물(고추장, 소주, 김, 유자차)을 줬다. 그 자리에서 김을 뜯어 과자처럼 먹기 시작한 I. 란콰이펑에서 점심먹고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홍콩가이의 퇴근 시간이 되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이들도 국제커플인지라 대화 주제는 문화 차이, 앞으로의 거처와 돈벌이가 주를 이뤘다.
Day 6
아침 8시 비행기, 홍콩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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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APR-MAY.2016 (5박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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