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알바니아 결혼식

Albanian Wedding

AUG.2016

알바니아 결혼식에 참석했다. 종교를 검색하면 이슬람교로 나오지만 사실 알바니아에서 종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공산주의 시절 나라에서 무신론국가를 선포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각자 믿던 종교를 존중해주고, 종교 활동을 서로 숨겨주었다고 했다. 다른 종교끼리 결혼도 가능하고,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는다.

우선 9시즈음 성당에서 식을 올렸다. 당연히 내용은 못 알아듣지만, 결혼식에서 나올 이야기는 뻔하니까. 신랑 신부는 서로 평생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이 결혼에 이의있는 사람 나오시오 등이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신랑 신부가 연신 po, po, po (yes) 를 하고, 각 측에서 증인도 나오고 뭔가를 적었다. 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가 성당 밖으로 나왔고 하객들은 신랑 신부에게 쌀?을 뿌렸다. 자식 많이 낳으라는 뜻인가? 한국에서 폐백할 때 대추, 밤 던져주는거랑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다. 한바탕 박수갈채가 쏟아진 후, 옆 쪽에 준비 되어 있는 간단한 핑거푸드랑 음료를 마시면서 신랑 신부랑 사진 찍고 얘기 한다. 하얀 망으로 된 주머니에 조약돌 모양의 초콜렛을 나눠줬다. 아무튼 미드에서 나오는 파티장면처럼 서서 먹고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얘기한다. 왜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저녁 8시30분 두번째 식을 했다. 식이라기보단, 뒷풀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테이블엔 초대받은 사람들의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신랑 신부가 같이 행진곡에 맞춰 등장했고 춤을 췄다. 하객들은 테이블에서 먹다가 춤추고, 쉬고, 둥글게 둥글게 춤춘다. 신랑 신부도 쉬다고 먹고 춤추고 먹고 춤추고 쉬고를 반복했다. 신고 있던 힐을 벗어두고 맨발로 춤추고 놀았다. 나만 그런게 아니였다. 🙂 처음 보는 사람이랑도 춤추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계속 파트너 바꾸면서 춤춘다.

youtube에서 본 동영상에는 하객들이 신랑 신부와 춤을 추면서 돈을 어마어마하게 뿌리는데, 그런건 없었다. 보통 한국에서는 부케 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음식은 정말 끝없이 나온다. 배부르다고 했더니 이제 에피타이저 끝난 거라고 했다. 시끌벅적하게 한바탕 놀고 나니 새벽 3시였다. 우리는 이쯤에서 집에 갔지만, 다음 날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침 6시까지 했다고 한다. 체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이건 간소화된 결혼식이라고 들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