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가 홍콩에서 결혼했다. 홍콩 시위 때문에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아주 짧은 일정으로 표를 샀다. 걱정과 다르게 아주 평온했다. 침사추이 지역에서만 있다가 와서 그럴지도 모른다.
결혼식장은 높은 빌딩에 위치한 채식 레스토랑이었고, 입구 앞에 게스트북과 커플 사진이 놓인 데스크가 있었다. 홍콩도 축의금 문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도 내지 않는 분위기였다. 선물을 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축의금을 전달하고 내 이름이 적힌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국제커플답게 여러 나라에서 하객이 왔다. 결혼식이라기보다는 저녁 식사 자리에 가까웠다. 친구는 이미 본국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신랑&신부 친구석에 앉았는데, 각지에서 와서 공용어는 영어였고, 미드에서나 보던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악수를 청하면서, 하이 나이스 투 미츄, 아임 **, 나는 누구의 친구야.
남미에서 온 친구의 친구들의 태도에서 네트워킹이 정말 생활화되어 있다고 느꼈다. 아주 자연스러운 자기소개, 대화가 끊어지지 않게 주제를 계속 끌어내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영어, 스페인어, 홍콩어, 중국어가 오가는 테이블에서 3시간을 보냈다. 중국과 홍콩에서 온 하객들의 옷차림(청바지, 패딩 등)은 아주 평범했다. 차려입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홍콩에서 결혼반지를 사려고 했다. 내가 알아본 거로는 한국보다 홍콩 금값이 싸다. 막상 샵에 가보니까 훨씬 더 비싸서, 손가락 사이즈만 알아봤다. 게다가 중국 춘절 연휴 때문에 반지를 3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데, 비싸고 느린데? 한국 가서 사기로 했다.
한국에 오니 뉴스에서 우한 폐렴으로 난리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일도 없으니 길게 놀다가 중국도 들렀다가 왔을 텐데, 길 다니다 시위에 휘말리면 어쩌나 걱정돼서 결혼식 앞뒤로 타이트한 일정을 짰는데 정말 다행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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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찾은 딤섬 맛집 @딤딤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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