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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소형] 도전 오토바이 면허 따기

2종소형 면허를 따기로 했다. 큰 바이크를 타고 싶어서가 아니고 동남아에 가서 스쿠터를 빌리기 위한 용도다. 내가 가지고 있는 2종보통으로 한국에서 125cc이하의 이륜차를 탈 수 있지만, 국제면허증에는 125cc이하 이륜차를 탈 수 있다고 안 찍어주기 때문이다.

일주일정도 학원을 알아봤다. 거리, 가격, 수업시간, 기종까지 검색해서 비교한 후에 주말반이 있는 곳 (신천자동차운전전문학원)으로 갔다.

2종소형 학원비교

미라쥬로 한다. 아주 무겁다. 175kg. 처음에 앉아서 핸들만 돌려봤는데도 휘청거렸다. 그래도 발바닥이 바닥에 닿아서 안심이다.

▶시험 코스
- 굴절, 곡선(S자), 좁은 길(협로), 연속 진로 전환
수업은 2시간씩 진행된다. 하루에 4시간까지 들을 수 있지만, 체력이 후달려서 못 할 것 같아서 2시간씩 5번 예약했다.

[1일 / 1-2교시 / 6월 15일 토요일]
나는 클러치가 뭔지도 모르는 왕초보인데 15-20분 설명 듣고 선생님이 뒤에서 잡아주고 하면서 배웠다. 첫 시간은 계속 시동을 꺼먹고, 오토바이는 너무 무겁고, 직진을 하는 듯 마는 듯 하다 끝나고 두 번째 시간에 좌회전/우회전 성공하고 8자 돌다가 끝났다. 너무 어려운 클러치감...

기억나는 대로 적자면,
- 클러치 잡고 + 시동 버튼
- 왼발 기어 변속 1단
- 클러치를 살살 놓으면 앞으로 간다, 한 번에 놓으면 시동 꺼짐!
- 앞바퀴 브레이크 안 씀, 스로틀 막아둠,
- 오른발 뒷바퀴 브레이크 살살 잡으면 속도 줄고
- 클러치를 잡아도 속도가 줄고
- 왼손 클러치
- 왼손 발 기어
- 오른손 스로틀, 앞바퀴 브레이크
- 오른발 뒷바퀴 브레이크

[2일 / 3-4교시 / 6월 16일 일요일]
학원에 오토바이가 3개 있는데 3번 오토바이가 나한테 제일 좋다. 2번은 클러치가 너무 빡빡하고, 1번은 발 받침대가 없다. 첫날 2번, 3번 타서 오늘 1번 타 봤는데 발을 받쳐주던 게 없어서 그런지 뭔가 불안불안하더니 개철푸덕 넘어졌다. 다행히 까진 곳은 없었는데 손으로 짚어서 손바닥이 아프다. 반지 끼고 갔으면 다 찌그러졌을거다.

2시간 중에 1시간은 기본주행하고 1시간은 코스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개철푸덕 넘어져서 오토바이를 어제 타던 3번으로 바꾸고, 기본주행만 하기로 했다. 같이 연습하는 사람이 쉬길래, 가장 쉬워 보이는 연속 진로 전환 코스를 해봤다. 그다음에 좁은 길 코스도 해봤다. 좁은 길 코스는 약간 위에 있는데, 처음 하니까 높아 보인다. 선생님이 안 가르쳐줬지만 내가 마음대로 했다. 곡선도 해보고 굴절도 해봤는데, 곡선은 가까이 보면 비틀비틀해서 멀리 봐야 되는 것 같다. 굴절은 시작부터 탈선, 핸들 돌아오기 전에 벌써 또 핸들 꺾어야 될 것 같다.

[3일 / 5-6교시 / 6월 20일 목요일]
내가 사용하는 3번 오토바이가 배터리가 나가서 20분 정도 시티를 탔다. 미라쥬를 타다가 시티 타니까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도 100kg.. 핸들이 후닥거리는 느낌이 들 정도다. 역시 어렵게 시작하면 나중엔 쉬운 건가.

정식으로 코스를 시작했는데, 선생님이 처음에 어떻게 해라 가르쳐주는 건 없었고, 내가 하는 걸 지켜보다가 여기서 탈선되더라, 이 즈음 와야 공간이 생겨서 각도가 나온다, 이렇게 말해줬다.

그리고 또 연습. 탈선입니다. 탈선입니다. 탈선 탈선...
스로틀을 못 쓰게 막아둬서 협로 코스는 특히 멀리 보려고 노력했다. 다음 시간부터 스로틀 쓰기로 했다. 협로에서 스로틀을 안 쓰고 1단 기어의 동력만으로 가기 어렵다고 한다. 속도가 낮아서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고.

몇 번 떨어지고 선도 밟았지만 가끔 성공했다. 광탈한다는 굴절 코스를 한 번만 탈선하고 나머지를 통과해서 합격입니다 소리를 몇 번 들었다. 기분이 좋다.

선생님이랑 같이 수업하던 아저씨가 오토바이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이 이 정도면 잘 타는 거라고, 다른 아가씨랑 아줌마 3명은 다 포기하고 갔다면서 격려해주었다.

오늘은 넘어지지 않았다!!!!

[4일 / 7-8교시 / 6월 22일 토요일]
굴절 연습했다. 지난번에 계속 2번씩 탈선하던 굴절, 탈선 횟수가 1번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아직도 탈선.. 두 번째 굴절 자꾸 탈선한다. 한 번만 탈선하고 좁은 길 코스 잘 하면 합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코스 자신 있는 것도 아니라서 불안하다. 스로틀을 얼마나 당겨야 하는지 감이 잘 안 온다. 오히려 붕~ 그래서 당황해서 비틀.

[5일 / 9-10교시 / 6월 23일 일요일]
연습 잘 하다가 힘 빠져서 오토바이를 2번 넘어뜨렸는데, 같이 수업 듣던 아저씨들이 도와주셨다. 100점도 나오고 탈선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첫 수업 쉬는 시간 10분 남겨두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배터리 나갔다면서 새로운 배터리로 바꾸어 주었다.

굴절을 감점 없이 통과하면 협로에서 탈선했다. S코스 끝나고 협로에 들어갈 때 스로틀을 살짝 쓰라고 했는데 스로틀 쓰는 타이밍을 자꾸 놓쳐서 어려웠다. 시험 시간은 다가오고 스로틀을 써야 할까 그냥 중심을 잘 잡고 가야 할까 수업 시간 끝날 때까지 계속 고민했다.

[시험 / 일요일]
굴절 들어갈 때 잘 들어갔으나 두 번째 굴절에서 탈선, 협로에서 결국 스로틀을 쓰지 않았지만 통과! 90점으로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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