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기로 했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발이 되어줄 스쿠터다. 날씨가 덥고 습한 이 섬에서 걸어 다니며 여행하는 것은 스스로 체력을 갉아먹는 일이다. 스쿠터 필수! 🛵
택시나 그랩을 타는 것도 한계가 있다. 뙤약볕 아래서 그랩 오기를 기다리다 보면 짜증이 솟구친다. 관광지인 체낭비치에서는 그랩이 잘 잡히고 금방 오지만, 랑카위 북쪽에서는 그랩 오는데 한참을 기다렸다. 한 달 내내 2명이 그랩을 따로 타고 다니면 그 가격도 무시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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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타고 다닌 스쿠터 |
스쿠터를 빌려보자
스쿠터를 빌리러 가기 전에 스쿠터와 전혀 관계없는 현지인 몇 명한테 가격을 물어봤다. 하루에 25~40링깃쯤 부를 것이라고 했다. 대여점 다섯 곳에 가격을 물어봤더니 스쿠터 125cc 기준으로 하루에 35~40링깃을 불렀고, 디포짓은 모두 50링깃이었다.
준비물: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운전면허증이 영문 겸용이라 그런지 국제운전면허증은 요구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한 달로 빌리면 가격이 훨씬 더 싸지만, 가게 앞에서 잠깐 타보는 것으로 스쿠터 상태가 멀쩡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주일 빌리고 연장했다. 렌탈샵에 있는 스쿠터들의 상태가 모두 다 별로다. 오래된 것은 그렇다 쳐도 외관에 기스 자국을 보면 큰 사고 몇 번 난 것 같은데 전혀 보수를 안 한 것 같다.
- 체낭비치 HONEYZONE Tourist Information Centre
체낭비치에서 스쿠터 한 대를 일주일 빌렸다. 하루 40링깃, 일주일 빌리면 하루에 35링깃으로 해 준다고 했다. 타다가 별로면 바꾸러 오라고 했다. 빌릴 때 제대로 못 봤는데 거울에 금이 가 있었다. 눈에 아주 거슬렸고, 말 그대로 별로라서 이틀 뒤에 다른 스쿠터로 바꿨다. 바꾼 스쿠터마저 별로여서 이틀 일찍 반납했고, 하루치 렌트비를 돌려줬다.
비용: 일주일 245 + 디포짓 50 = 295링깃
- 숙소 근처 렌탈샵 B
우리가 지내고 있는 숙소 근처(Kuala Periang)에서 또 한 대를 빌렸다. 관광지와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같은 모델인데 하루에 35링깃이다. 일주일 빌려서 하루에 30링깃.
비용: 일주일 210 + 디포짓 50 = 260링깃
일주일이 지난 후, 보름 정도 연장했더니 하루에 25링깃으로 해줬다.
- 페이스북 그룹
남편이 페이스북 그룹에 스쿠터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고, 마지막 관리 날짜가 올해 7월인 새 스쿠터를 빌렸다. 스쿠터 자체도 새것이었다.
비용: 일주일 210 + 디포짓 50 = 260링깃
일주일 지나고 2주 연장했더니 하루 25링깃으로 해줬다. 주인아저씨가 직접 스쿠터 가져다주고 가지러 왔다.
주유소 이용
전 세계적으로 기름값이 올라서 난리인데, 여기는 다른 세상이다. 1리터에 2.05링깃, 그러니까 한국 돈으로 하면 약 600원이다. 5링깃, 약 1500원이면 가득 넣을 수 있다.
주유소에 가서 주유 탱크?에 보면 번호가 쓰여 있다. 직원한테 X번, X링깃이라고 말하고 돈을 먼저 내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 5링깃 결제했는데 3링깃에서 스쿠터가 가득 차면, 다시 직원한테 가서 차액을 돌려받으면 된다.
랑카위에서 스쿠터 타면서 조심할 것
1. 우선 방향이 한국과 반대기 때문에 역주행하는 기분이다. 적응하는 시간이 좀 걸린다.
2. 동물이 많다. 개, 고양이는 말할 것도 없고, 풀 뜯는 소, 원숭이, 도마뱀, 시골길이면 이구아나처럼 조금 큰 것도 있다. 살아있는 동물뿐 아니라 죽은 것도 종종 봤다.
3. 도로 중간에 구멍이 있다. 큰 구멍은 아니고 작은 구멍인데, 되도록 피해 가는 것이 좋다.
4. 주행 시 왼쪽으로 붙어 가야 한다.
도로가 매우 한적하고, 사람들도 느긋해서 크랙션 울리는 사람이 없다. 내 속도가 느리면 뒤에 오던 차, 스쿠터가 알아서 추월한다. 추월할 수 있는 공간은 있어야 되니 도로 한가운데로 달리지 않고 왼쪽으로 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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