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기: 2024. 12
아주 급하게 준비해서 괌 여행을 다녀왔다.
입국 심사
입국 심사 대기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알고 보니 남편은 미국 비자가 있어서 더 짧은 줄로 갈 수 있었다. 거의 우리 차례 다 되어서 직원이 알려줘서 그냥 기다리던 곳에서 입국 심사를 했다.
우유랑 고기 들은 이유식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고민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빡빡하지 않았다. 스몰톡 스타일로 괌은 처음이니, 얼마나 있을 거니, 어느 지역에 있을 거니, XX바다에 가봐 거기 예뻐, 너네 나라에 예쁜 바다 이름은 뭐니, 우유랑 고기들은 제품은 뭐니 등 여러 가지 물어봤는데 부담스럽거나 취조한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같긴 했다. 기내에서 받은 이유식 하나에 소고기가 들어있다고 하니 보여줄 수 있냐고 해서 보여줬더니 통과했다.
짐
아기랑 다니면 짐이 정말 많다. 우리가 가져간 짐은 총 캐리어 3개 (20인치, 24인치, 28인치) + 배낭 1개 + 이유식 가방 1개 + 내 가방 1개 + 남편 컴퓨터 가방 1개 + 아기띠(부피를 꽤 많이 차지해서)다.
제일 작은 20인치 캐리어가 내 것, 24인치 아기 것, 제일 큰 28인치가 남편 거다. 누구 가방이라고 말은하지만 사실상 모든 캐리어에 아기 물건이 들어있다. 유모차도 있으니 28인치 캐리어로 2개 가져가는 게 더 수월할까 싶었는데, 남편이 트렁크에 짐 넣을 때 테트리스 하기에는 작은 거 2개로 나누는 게 더 낫다고 해서 캐리어 3개로 가져가게 되었다.
우리가 받은 자동차는 닛산 킥스였고, 트렁크에 딱 알맞게 들어갔다. 한국처럼 썬팅된 차가 아니다 보니 에어컨을 풀로 켜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아기는 땀을 줄줄 흘렸다. 챙 넓은 모자를 창문에 끼워 해를 가려봤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에는 수건을 창문 틈에 끼웠는데, 카시트 재질이 더워서 한계가 있었다. 시원한 여름 시트든, 창문에 붙이는 가리개를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
숙소
남편이 아침을 안 먹어서 조식불포함으로 예약했다. 체크인하면서 물어보니 원하면 추가할 수 있고, 1인당 35달러에 서비스비 별도라고 했다. 오가며 보니 줄서서 들어가야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슈퍼에서 장 본 것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다.
아기와 여행은 숙소가 좋아야 한다. 어린 아기랑 같이 온 가족 단위의 손님이 엄청 많다. 아기 침대가 있었는데, 안 썼고, 침대를 붙여서 아기침대는 발쪽에 붙여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나-아기-남편 이렇게 잤다.
소감
추운 겨울에 따뜻한 여름 나라로 가니 좋았다. 공기도 맑아서 기분이 상쾌했다. 모기 없어서 유모차에 방충망 안 달고 다닐 수 있었다.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모든 일정은 철저히 아기 컨디션에 달렸다. 미리 정한 일정은 단 하나도 없었고, 그날그날 되는대로 다녔다. 어른 2명과 15개월 아기 조합으로 관광하기에는 시기상조였고, 아기 컨디션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사실상 투어 상품을 예약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렌터카를 해서 틈틈이 드라이브했다.
집안일로부터 해방되었으나, 아기 밥걱정은 여전히 했고, 집에 있는 육아템이 없어서 ‘안돼’, ‘하지마’, ‘위험’ 등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게 되고, 힘이 달려서 혼자 아기 똥 기저귀를 바꿀 수가 없었다. 호텔 수영장에서는 다 같이 놀 수 있었지만, 그래도 한 명은 늘 아기를 전담 마크해야 마음이 편했다. 바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투몬비치에 물안경 쓰고 들어가면 물고기가 막 보인다던데, 궁금하지만 마음 놓고 구경하러 갈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 외국에 온 느낌은 크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들리는 한국어 때문에 마치 다른 국내 여행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기가 침대에 올라가지는 못하지만, 침대 위에서 일어나 걸어 다닐 수 있어서 떨어질까 늘 불안했다. 남편과 내가 양옆에서 가드 역할을 하고, 발 쪽에는 신청한 아기 침대를 붙여 두고 함께 잤다. 그런데 철로 된 무거운 아기 침대를 아기가 생각보다 쉽게 밀어버려서 당황스러웠다.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은 즐겁지만 동시에 제약이 많다. 이유식을 싸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개월 수가 되면, ‘하지마’, ‘위험해’를 이해하고 스스로 멈출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아닌가? 그때가 되면 또 새로운 어려움이 생기겠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투몬 비치 산책을 하고, 근처 몰도 다녀오고, 호텔 수영장에서 잘 놀았다.
관광지는 사랑의 절벽, 솔레다드 요새 이렇게 딱 두 곳만 갔다.
몰에 가서 쇼핑도 하고, 드라이브하다 아기가 잠들어서 생각지도 않은 길로 가게 되어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도 구경했다.
*ROSS에 가면 살 게 엄청 많다던데, 결제 줄이 너무 길어서 안 샀다. 폴로랑 타미 매장에서 옷을 몇 벌 샀다. 개인적으로 폴로는 디스플레이를 너무 거지 같이 해놔서 같은 제품의 다른 사이즈 찾기가 너무 번거로웠고, 기둥에 있는 기계에 가서 가격을 한 번씩 찍어봐야 되서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 짜증났다. 이틀 연속으로 같은 타미 매장을 갔는데 그새 가격이 더 싸진 것도 있었다.
방문한 곳
- 몰(마이크로네시안, GPO)
-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
- 솔레다드 요새
- 야시장 Mangalio
- 사랑의 절벽
- 이파오 해변
일정
DAY 1 : 인천 - 괌 입국, 렌트카, 체크인, 숙소 근처 구경 (식당, abc mart)
DAY 2 : 투몬비치 산책, 페이리스마켓 (이유식 구하러), 호텔 수영장, 투몬비치 산책
DAY 3 : 마이크로네시안 몰, 호텔 수영장, 차모르 야시장 맞은편 광장 구경
DAY 4 : 투몬비치 산책, 괌 대학교 드라이브,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 구경, 솔레다드 요새, GPO 몰
DAY 5 : 투몬비치 바다 물놀이, GPO 몰, Mangalio Night Market
DAY 6 : 이파오 해변 구경, 사랑의 절벽
DAY 7 : 투몬비치 산책, 기념품 사기 (숙소 바로 앞쪽 상점들), 수영장, 바다 수영,
DAY 8 : 투몬 비치 산책, 렌트카 반납, 괌 - 인천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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